[천체 정보]

블랙홀 종류 한눈에 — 항성질량부터 초대질량까지, 실제 위치로 보기

읽는 시간 약 6분

강착원반을 두른 블랙홀과 가스를 빼앗기는 푸른 초거성을 그린 상상도
참고 이미지 (이해를 위한 상상도)

블랙홀 종류를 항성질량·중간질량·초대질량으로 나눠 정리하고, 백조자리 X-1·궁수자리 A*·M87* 같은 실제 예와 블랙홀을 찾는 방법, 중성자별과의 차이까지 설명한다.

블랙홀이라고 하면 보통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 하나를 떠올린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어떤 블랙홀은 태양의 열 몇 배라고 하고, 어떤 블랙홀은 수십억 배라고 한다. 같은 이름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사실 블랙홀 종류는 질량에 따라 크게 나뉘고, 종류마다 태어난 사연과 찾아내는 방법이 다르다.

이 글에서는 블랙홀을 질량으로 나눈 세 갈래와 아직 가설로 남아 있는 한 갈래를 정리하고, 보이지 않는 천체를 천문학자들이 어떻게 찾아냈는지, 그리고 이름이 자주 함께 나오는 중성자별과는 무엇이 다른지까지 차례로 짚는다. 다 읽고 나면 백조자리 X-1이나 궁수자리 A* 같은 이름이 나왔을 때 ‘아, 그 종류’ 하고 바로 떠올릴 수 있다.

블랙홀 종류는 질량으로 나뉜다

블랙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하는 영역을 가진 천체다. 이 ‘빠져나올 수 없는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모양은 모두 같은 원리로 설명되지만 무게는 천차만별이라, 천문학자들은 질량으로 종류를 나눈다. NASA의 분류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류질량(태양=1)대표 예
항성질량 블랙홀수 배~수십 배백조자리 X-1, Gaia BH1
중간질량 블랙홀수백~수십만 배오메가 센타우리 중심 후보
초대질량 블랙홀수십만~수십억 배궁수자리 A, M87
원시 블랙홀정해지지 않음아직 발견된 적 없음(가설)

항성질량 블랙홀은 무거운 별이 일생을 마치며 중심부가 무너져 생긴다. NASA는 이런 블랙홀이 우리은하에만 1억 개쯤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짝별 덕분에 정체가 드러난 것은 50개 안팎에 불과하다. 혼자 조용히 있는 블랙홀은 빛을 내지 않아 찾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항성질량 블랙홀은 대개 태양의 5배 이상이고, 가장 무거운 중성자별과 가장 가벼운 블랙홀 사이(태양의 약 2~5배)에는 확인된 천체가 거의 없는 ‘질량 간극’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별이 죽는 방식이 이 구간을 건너뛰게 만드는지, 아직 덜 찾은 것인지를 두고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중간질량 블랙홀은 항성질량과 초대질량 사이를 잇는 ‘잃어버린 고리’다. 이론상 있어야 하지만 확실히 확인된 예는 드물다. 2015년 9월 처음 관측된 중력파 이후, 2019년 기록된 중력파 GW190521에서는 블랙홀 두 개가 합쳐져 태양의 약 142배인 블랙홀이 남은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에는 구상성단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별들을 근거로 태양의 최소 8,200배인 블랙홀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초대질량 블랙홀은 거의 모든 큰 은하의 중심에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 A는 태양의 약 430만 배이고, 처녀자리 방향 약 5,350만 광년 떨어진 은하 M87의 중심 블랙홀 M87은 약 65억 배다. 이렇게 큰 블랙홀이 처음에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보이지 않는 블랙홀은 어떻게 찾을까

빛이 나오지 않는다면 망원경으로 어떻게 찾을까? 비결은 블랙홀 자체가 아니라 그 주변을 보는 데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세 가지다.

  1. X선 쌍성 — 블랙홀이 짝별의 가스를 빼앗으면 가스가 소용돌이치는 원반(강착원반)을 이루며 수백만 도로 달아올라 X선을 낸다. 백조자리 X-1이 이렇게 1964년 로켓에 실은 X선 관측 장비로 발견됐다.
  2. 별의 궤도 —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둘레를 별이 빠르게 돈다면, 궤도의 크기와 주기로 그 무언가의 질량을 잴 수 있다. 궁수자리 A* 둘레를 16년 남짓 만에 한 바퀴 도는 별 S2가 유명하며, 이 연구로 라인하르트 겐첼과 앤드리아 게즈가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2022년 발견된 Gaia BH1도 태양 닮은 별이 185일마다 보이지 않는 짝을 도는 모습에서 찾아냈다.
  3. 블랙홀의 그림자 — 전 세계 전파망원경을 엮은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은 2019년 4월 M87, 2022년 5월 궁수자리 A의 모습을 공개했다. 가운데 어두운 그림자를 밝은 고리가 둘러싼 모습으로, 블랙홀의 중력이 주변 빛을 휘게 만든 결과다.

여기에 2015년부터는 블랙홀끼리 부딪칠 때 생기는 시공간의 떨림, 곧 중력파로도 블랙홀을 ‘듣게’ 되었다.

NowSky 우주 공간 3D에서 가까이 본 백조자리 X-1, 강착원반과 가스를 빼앗기는 짝별 HDE 226868
백조자리 X-1 — 블랙홀 둘레의 강착원반과 청색 초거성 짝별 HDE 226868(시각화 이미지)

대표 블랙홀 세 곳: 백조자리 X-1, 궁수자리 A, M87

백조자리 X-1은 블랙홀로 널리 받아들여진 첫 천체다. 약 7,200광년 떨어져 있고, 태양 약 29배의 청색 초거성 HDE 226868과 5.6일마다 서로를 돈다. 블랙홀 질량은 연구마다 달라 태양의 십수 배에서 20배 남짓으로 추정된다. 1974년 스티븐 호킹은 이것이 블랙홀이 아니라는 쪽에 내기를 걸었다가 1990년 패배를 인정했다. 자신의 연구가 블랙홀이 실재해야 의미가 있으니 일종의 보험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궁수자리 A*는 우리은하 한가운데, 약 2만 7천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밤하늘에서는 궁수자리와 전갈자리 경계 근처 방향이지만, 그 사이를 먼지가 가려 맨눈이나 보통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다. 여름밤 남쪽 낮은 하늘, 은하수가 가장 두텁고 밝게 보이는 그 방향 너머에 우리은하의 중심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은하수를 올려다보는 느낌이 조금 달라진다.

M87는 인류가 처음으로 모습을 찍은 블랙홀이다. 질량은 궁수자리 A의 천 배가 넘지만, EHT 영상에서 두 블랙홀은 놀랄 만큼 닮은 고리 모양으로 나타났다. 크기와 상관없이 같은 물리 법칙이 작동한다는 뜻이다.

우리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를 빛 굽힘으로 휜 원반과 함께 그린 NowSky 화면
궁수자리 A* — 빛이 휘어 원반이 위아래로 둘러싸 보이는 모습(시각화 이미지)

블랙홀과 중성자별은 무엇이 다를까

블랙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중성자별이 꼭 함께 나온다. 둘 다 무거운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한 뒤 남는 ‘죽은 별의 심장’이기 때문이다. 갈림길은 남은 중심핵의 질량이다.

자기극에서 두 줄기 빛을 내뿜으며 도는 중성자별과 둘레의 초신성 잔해를 그린 상상도
참고 이미지 (이해를 위한 상상도)
  • 처음 질량이 태양의 대략 10~25배인 별은 주로 중성자별을 남긴다. 지름 20km 남짓에 태양보다 무거운 질량(보통 약 1.4배)이 들어차, 찻숟가락 하나 분량이 수십억 톤에 이른다.
  • 중성자별이 버틸 수 있는 질량에는 한계(태양의 약 2.2~2.9배)가 있다. 남은 중심핵이 이보다 무거우면 무엇도 붕괴를 막지 못하고 블랙홀이 된다.

빠르게 자전하며 전파를 등대처럼 쏘는 중성자별을 펄서라고 부른다. 약 960광년 떨어진 벨라 펄서는 1초에 11번 넘게 자전하는데, 1968년 초신성 잔해 한가운데서 발견되며 초신성이 중성자별을 만든다는 직접 증거가 되었다.

NowSky 우주 공간 3D에서 본 벨라 펄서, 자기극에서 뻗어 나오는 두 줄기 빔
벨라 펄서 — 초당 11번 도는 중성자별과 자기극의 빔(시각화 이미지)

블랙홀 보는 사이트로 실제 위치와 거리 느껴 보기

책에서 거리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오지 않는다. 블랙홀 보는 사이트나 우주 보는 사이트를 고를 때는 천체를 실제 방향과 거리에 놓아 주는지가 중요하다. NowSky의 우주 공간 3D는 태양을 중심으로 별과 성운, 블랙홀을 실제 거리에 배치하고, 위쪽 찾기 창에 이름을 치면 그 천체로 날아간다.

  • 960광년의 벨라 펄서, 약 1,560광년 떨어져 알려진 가장 가까운 블랙홀인 Gaia BH1, 7,200광년의 백조자리 X-1, 2만 7천 광년의 궁수자리 A*를 한 지도 위에서 견줘 보면, 같은 블랙홀·중성자별이라도 태양에서 얼마나 멀리 흩어져 있는지가 실감 난다.
  • 3D 공간에서 확인한 천체가 지금 밤하늘의 어느 별자리 방향에 있는지도 이어서 볼 수 있어, 거리와 방향을 함께 떠올리기 좋다.

자주 묻는 질문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어디일까?

2026년 현재 확실한 블랙홀로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가까운 것은 뱀주인자리 방향 약 1,560광년의 Gaia BH1이다. 태양 약 9배 질량으로, 지구에 영향을 줄 걱정은 전혀 없다.

블랙홀을 망원경으로 직접 볼 수 있을까?

블랙홀 자체는 빛을 내지 않아 볼 수 없다. 관측되는 것은 주변의 뜨거운 가스, 그 둘레를 도는 별, 혹은 빛이 휘어 생긴 그림자다.

마치며

블랙홀 종류는 질량으로 나뉘고, 별 하나가 남긴 항성질량 블랙홀부터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까지 그 폭이 10억 배를 넘는다. 같은 별의 죽음이라도 남은 질량이 조금 더 크면 중성자별 대신 블랙홀이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을 주변 별의 움직임 하나로 저울질해 낸 천문학자들의 끈기가 블랙홀 자체보다 더 놀랍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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