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관측]
빛공해 도시에서 별자리 찾는 법, 첫날 밤 계획

별자리 찾는 법을 도시 하늘 기준으로 정리했다. 빛공해 속에서도 보이는 별, 가장 밝은 별·행성·달을 길잡이로 삼는 요령, 첫날 밤 순서를 담았다.
도시에서 별자리 찾는 법을 찾아보는 사람은 대개 비슷한 경험을 한다. 별자리 그림을 보고 밖에 나갔는데, 아파트 불빛과 가로등 위로 보이는 별은 손에 꼽을 만큼이고, 그 몇 개마저 그림 속 어느 별인지 알 수가 없다. 책의 별자리 그림은 어두운 시골 하늘을 기준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그 반대편, 빛공해가 있는 도시 하늘에서 출발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어떤 별이 도시에서도 살아남는지, 가장 밝은 별과 행성, 달을 길잡이로 삼는 요령, 그리고 첫날 밤을 어떤 순서로 보내면 되는지를 차례로 짚는다. 다 읽고 나면 집 앞 놀이터에서도 별자리 두세 개는 짚을 수 있다.
도시 하늘에서 살아남는 별은 무엇일까
도시의 불빛은 공기 중에 흩어져 하늘 바탕 전체를 밝게 만든다. 그러면 희미한 별은 바탕에 묻히고, 밝은 별만 남는다. 별자리 그림에서 선으로 이어진 별 가운데 상당수가 사라지는 셈이다. 그래서 도시에서는 ‘별자리 전체’가 아니라 ‘별자리의 뼈대’를 찾는다고 생각을 바꾸는 것이 첫걸음이다.
도시에서도 비교적 잘 보이는 것은 대략 세 부류다.
| 부류 | 예 | 도시에서 |
|---|---|---|
| 1등성 | 베가, 시리우스 | 거의 늘 보임 |
| 2등성 무리 |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 맑으면 보임 |
| 행성과 달 | 목성, 금성 | 가장 먼저 보임 |
+1.5등급보다 밝은 1등성은 하늘 전체에 22개뿐이고, 그중 일부는 한국에서 뜨지 않는다. 그 몇 안 되는 별이 도시 하늘의 이정표가 된다. 그 다음이 2등성 몇 개로 이루어진 단순한 도형이다. 북두칠성은 일곱 별 가운데 여섯 개가 2등급이라 도시에서도 국자 모양이 버틴다. 카시오페이아자리의 W자도 비슷한 밝기의 다섯 별로 되어 있어 맑은 밤이면 잡힌다.
반대로 처녀자리나 물고기자리처럼 어두운 별로 넓게 퍼진 별자리는 도시에서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다. 이런 별자리는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는 편이 좋다. 그럼 남은 몇 개의 밝은 점을 어떻게 이름과 연결할까?
가장 밝은 점을 닻으로 삼기
도시에서 별자리를 찾는 순서는 시골과 반대다. 모양에서 출발하지 않고, 하늘에서 가장 밝은 점 하나에서 출발한다. 배가 닻을 내리듯 이름을 아는 점 하나를 확실히 잡아 두고, 거기서 가까운 도형으로 넓혀 가는 방식이다.
- 가장 밝은 점부터 고른다. 지평선에서 너무 낮지 않은, 주변에서 가장 밝은 점이 출발점이다.
- 별인지 행성인지 가린다. 깜빡임이 적고 유난히 밝다면 행성일 가능성이 크다. 구별하는 원리는 ‘밤하늘의 밝은 점, 행성일까 별일까?’ 가이드에 따로 정리되어 있다.
- 그 점 주변에서 비슷한 밝기의 점을 두세 개 더 찾는다. 삼각형, 사각형, 국자처럼 단순한 도형이 나오면 그것이 뼈대다.
- 뼈대에 이름을 붙인다. 미리 봐 둔 화면과 대어 보고 맞으면, 그 도형이 속한 별자리를 하나 얻은 것이다.
10월 초저녁이라면 서쪽 하늘에 아직 남아 있는 여름철 대삼각형이 좋은 닻이다. 베가, 데네브, 알타이르가 각자 자기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라, 삼각형 하나를 잡으면 별자리 세 개의 위치가 한꺼번에 정해진다. 계절마다 어떤 도형이 기준이 되는지는 ‘계절마다 보이는 별자리는 왜 다를까?’ 가이드에 자세히 나와 있다.
행성과 달을 길잡이로 쓰는 법
도시 하늘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대개 별이 아니라 행성과 달이다. 이 둘은 빛공해에 거의 지지 않아서, 잘만 쓰면 별자리를 찾는 지름길이 된다.
행성은 늘 황도, 곧 태양이 지나는 길 근처에 있다. 그래서 행성을 찾았다면 그 주변이 황도 십이궁 별자리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2026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목성은 사자자리에 머문다. 11월 초에는 사자자리의 가장 밝은 별 레굴루스에서 서쪽으로 5도쯤 떨어진 곳을 지나므로, 새벽이나 한밤중에 유난히 밝은 목성을 찾으면 그 곁의 1등성이 레굴루스이고, 그 일대가 사자자리다. 목성이 2027년 2월 11일 충을 맞으면 밤새 떠 있어서 이 길잡이를 쓰기가 더 쉬워진다.
달도 같은 길을 지난다. 달은 약 27.3일에 하늘을 한 바퀴 돌아서 하루에 13도 남짓, 주먹 하나 조금 넘게 동쪽으로 옮겨 간다. 그래서 달이 어떤 밝은 별 곁에 있는 밤이면 그 별을 알아보기가 쉽고, 다음 날 저녁에는 달이 다음 별자리로 건너가 있다. 다만 달이 너무 밝으면 주변 별이 묻히므로, 초승달이나 반달 무렵이 길잡이로 쓰기에 알맞다.
첫날 밤은 이 순서로 보내면 된다
준비가 끝났다면 실제 첫날 밤의 순서를 정해 둔다. 계획이 있으면 짧은 시간에도 성과가 난다.
나가기 전, 화면으로 리허설한다. 별자리 보는 사이트에서 위치를 내 도시로, 시각을 나갈 시간으로 맞추고 오늘 밤 가장 밝은 점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 본다. 도시에서는 화면 속 별이 실제보다 훨씬 많으므로, 밝은 별만 남았다고 상상하며 뼈대만 눈에 넣는다.

봄 저녁이라면 위 화면처럼 북두칠성이 북쪽 하늘 높이 떠 있어 도시에서도 가장 먼저 잡히는 뼈대가 된다. 곰 그림 전체는 도시에서 보이지 않지만, 꼬리와 엉덩이에 해당하는 국자 모양은 남는다.
장소는 ‘가장 어두운 구석’을 고른다. 멀리 갈 필요는 없다. 가로등을 등지고 건물 그늘에 서기만 해도 보이는 별이 는다. 놀이터나 옥상처럼 한쪽 하늘이 트인 곳이면 충분하다. 도착하면 휴대폰 화면을 끄고 15분쯤 눈을 쉬게 한다. 눈이 어둠에 익는 원리와 붉은 불빛 쓰는 법은 ‘맨눈 별보기,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가이드에 있다.
밝은 점 하나, 뼈대 하나, 북쪽 하나. 첫날 목표는 세 가지면 충분하다. 가장 밝은 점의 이름, 그 곁의 도형 하나, 그리고 북쪽 하늘의 기준 별 하나다.

북극성은 2등급이라 도시에서는 생각보다 수수하다. 주변에 밝은 별이 없어 홀로 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단서가 된다.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에서 북극성으로 건너가는 방법은 ‘밤하늘에서 북극성과 북쪽은 어떻게 찾을까?’ 가이드에 단계별로 정리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도시에서의 요령만 적는다. 가을 초저녁에는 북두칠성이 북쪽 지평선에 낮게 깔려 건물에 가리기 쉽다. 이럴 때는 높이 뜬 쪽을 먼저 본다.

가을밤의 카시오페이아자리는 북동쪽 하늘 높이 W자로 떠 있어서, 아파트 사이로도 잘 보인다. 찾았다면 한 번 더 화면과 대어 보고, 본 것을 공책에 점 몇 개로 그려 둔다. 다음 날 같은 시각에 다시 나가 같은 도형을 찾으면, 그때부터는 기억이 아니라 눈이 먼저 알아본다.
자주 묻는 질문
도시에서 은하수도 볼 수 있을까?
어렵다. 은하수는 수많은 희미한 별빛이 모인 것이라 하늘 바탕이 밝은 도시에서는 묻혀 버린다. 도시에서는 밝은 별과 행성, 단순한 도형에 집중하고, 은하수는 어두운 곳으로 나갈 때를 위해 남겨 두는 편이 낫다.
별자리가 그림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정상이다. 별자리 그림은 옛사람들의 상상을 덧입힌 것이라, 실제로는 밝은 별 몇 개가 만드는 뼈대만 보인다. 도시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자, W, 삼각형처럼 단순한 도형부터 잡는 것이 빠르다.
마치며
도시에서 별자리 찾는 법의 핵심은 모양에서 시작하지 않고 가장 밝은 점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1등성과 행성, 달을 닻으로 삼고, 그 곁의 단순한 뼈대로 넓혀 가면 빛공해 속에서도 별자리 두세 개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별이 몇 개 안 보이는 하늘은 오히려 헷갈릴 별이 적은 하늘이기도 하다. 도시의 밤하늘은 처음 길을 익히기에 생각보다 괜찮은 교실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