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 1호, 성간 공간 진입

  • 우주 탐사
  • 2012
  • 공전뷰 재생

2012년 8월 25일, 보이저 1호가 태양에서 121AU 떨어진 곳에서 태양풍이 닿는 영역의 끝을 넘었습니다. 사람이 만든 물건이 별과 별 사이의 공간에 처음 들어선 날입니다.

보이저 1호, 성간 공간 진입
사진: Wikimedia Commons — Voyager 1

볼 수 있는 뷰: 공전뷰 ✓ · 별자리뷰 — (하늘에서 볼 수 없는 이벤트)

이 이벤트 이야기

태양은 ‘태양풍’이라는 알갱이 바람을 사방으로 내뿜습니다. 이 바람이 닿는 커다란 거품 모양의 영역을 태양권이라 하고, 그 가장 바깥 경계를 헬리오포즈(태양권계면)라고 합니다. 2012년 8월 25일, 보이저 1호 주변에서 태양풍 입자가 갑자기 줄고, 태양계 바깥에서 날아오는 우주선(고에너지 입자)이 크게 늘었습니다. 보이저 1호가 이 경계를 넘은 것입니다. 그때 태양과의 거리는 121AU, 곧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121배였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1년 넘게 걸렸습니다. 주변 가스의 밀도를 직접 재는 플라스마 검출기가 1980년에 이미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2013년 봄, 태양에서 일어난 폭발의 충격이 보이저 1호 주변의 가스를 흔들었습니다. 가스는 그 밀도에 따라 정해진 높이의 ‘소리’로 떨리는데, 전파 장비가 그 떨림을 잡아냈고 그 값은 성간 공간의 밀도와 맞았습니다. 고장 난 장비 대신 다른 장비로 잰 셈입니다.

다만 ‘태양계를 벗어났다’는 말은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보이저 1호가 나간 곳은 태양풍이 닿는 영역입니다. 태양의 중력은 훨씬 멀리까지 미치고, 혜성들의 고향인 오르트 구름은 그보다 한참 바깥에 있습니다. 또 경계를 넘은 뒤에도 태양 폭발이 만든 압력 파동이 보이저 1호까지 전해졌습니다. 헬리오포즈는 칼로 자른 선이 아니라, 태양의 영향이 서서히 옅어지는 지대에 가깝습니다.

보이저 1호는 지금도 초속 약 17km, 하루에 약 150만 km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전력이 조금씩 줄어 과학 장비를 하나씩 끄고 있지만, 남은 장비로 성간 공간을 계속 재고 있습니다. 성간뷰(3D)에서 태양권계면 바깥에 있는 보이저 1호의 현재 위치가 표시됩니다.

임무의 목표

이날 처음으로 헬리오포즈의 위치가 직접 측정됐습니다. 그 전에는 계산으로만 짐작했기 때문에 예측값이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보이저 2호가 다른 방향에서 119AU에 이 경계를 넘었습니다. 두 탐사선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비슷한 거리에 경계를 만난 것은 태양권의 모양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됐습니다.

성간 공간을 안에서 직접 재는 방법은 이것뿐입니다. 지구에서는 먼 별빛이 성간 가스를 지나며 조금 흡수되는 흔적으로 그 가스의 성질을 짐작할 뿐입니다. 보이저 1호는 그 가스 한가운데에서 밀도와 자기장, 우주선의 세기를 잽니다. 이 자료 덕분에 태양계가 지금 지나고 있는 주변 성간 가스를 훨씬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결론에 이르는 과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경계를 넘었는데도 자기장의 방향이 거의 바뀌지 않자, 일부 과학자들은 ‘아직 넘지 않았다’고 반론했습니다. 이 논쟁은 2013년 봄의 밀도 측정이 나오고, 2013년 9월 12일 NASA가 공식 발표한 뒤에야 정리됐습니다. 여러 증거가 쌓이면서 결론이 굳어지는 과학의 모습을 보여 준 사례입니다.

임무 연대기와 배경

경계를 넘기 전에도 신호가 있었습니다. 2004년 말 보이저 1호는 약 94AU에서 ‘종단 충격파’를 지났습니다. 이곳은 소리보다 빠르던 태양풍이 갑자기 느려지는 경계입니다. 그 뒤 8년 가까이 태양풍이 느려진 지대를 날았고, 2010년부터는 태양풍이 바깥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거의 0이 된 것이 관측됐습니다.

경계 밖의 첫 측정값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성간 가스의 밀도는 경계 안쪽보다 수십 배 높았습니다. 태양풍이 성간 가스를 밀어내 만든 비교적 텅 빈 거품 안에 태양계가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자기장은 세기만 커지고 방향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이 점 때문에 판정이 늦어졌고, 2018년 경계를 넘은 보이저 2호는 플라스마 검출기가 아직 작동해 통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이저 1호의 전기는 1977년 발사 때부터 실린 원자력 전지에서 나오는데, 그 힘이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NASA는 장비를 하나씩 끄며 2030년대까지 교신을 이어 가려 합니다. 신호가 끊긴 뒤에도 탐사선은 계속 날아갑니다. NASA는 약 300년 뒤 오르트 구름 안쪽에 들어가고, 약 4만 년 뒤 기린자리의 별 AC+79 3888을 1.6광년 거리에서 지날 것으로 계산합니다.

이 탐사선의 다른 이정표

  1. 보이저 2호 발사 — 그랜드 투어
  2. 보이저 1호 발사
  3. 보이저 2호, 해왕성 도착
  4. 보이저 1호, 지구에서 1광일 밖으로(예정)

어디서 볼 수 있나 — 하늘과 시뮬레이터

보이저 1호는 뱀주인자리 방향, 2026년 9월 기준으로 태양에서 약 172AU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너무 멀고 작아서 어떤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빛의 속도로도 편도 약 하루가 걸리는 거리라, 보이저 1호에 신호를 보내고 답을 받는 데 이틀 가까이 걸립니다.

성간뷰(3D)에서 태양계 구조 칩을 켜면 태양권계면(약 120AU)과 그 바깥에 있는 보이저 1호 표식이 함께 그려집니다. 커스텀 여정 ‘보이저 1호 교신 왕복’을 재생하면, 빛의 속도로 지구에서 탐사선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긴 시간이 재현됩니다.

공전뷰에서 보이저 1호를 따라가며 시각을 2012년 8월 25일로 옮기면 경계를 넘던 순간의 위치(121AU)가 재현됩니다. 재생 속도를 높이면 그 뒤로 해마다 약 3.6AU씩 멀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대목을 화면에서 확인하려면 — 공전 궤도에서 그 순간 재생

자주 묻는 질문

태양계를 벗어난 건가요?

태양풍이 닿는 영역(태양권)은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태양 중력이 미치는 오르트 구름은 그보다 훨씬 바깥에 있어, 그곳을 지나려면 수만 년이 더 걸립니다.

왜 확인에 1년이 걸렸나요?

가스 밀도를 직접 재는 장비가 1980년에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2013년 태양 폭발의 충격이 주변 가스를 떨리게 했고, 그 떨림으로 성간 공간의 밀도를 확인했습니다.

경계는 어디였나요?

2012년 8월 25일, 태양에서 121AU 떨어진 곳입니다. 보이저 2호는 2018년 다른 방향에서 119AU에 경계를 넘었습니다.

언제까지 신호가 오나요?

원자력 전지의 힘이 줄어 장비를 하나씩 끄고 있습니다. NASA는 2030년대까지 교신을 이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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