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일면통과 (2004)

  • 개기일식
  • 2004
  • 공전뷰 재생

2004년 6월 8일, 금성이 122년 만에 태양 앞을 지나갔습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여섯 시간 넘게 태양 원반을 천천히 가로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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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일면통과 (2004)
사진: Wikimedia Commons — 2012 transit of V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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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벤트 이야기

2004년 6월 8일,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일면통과’가 일어났습니다. 금성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정확히 들어서면, 태양 원반 위에 작고 동그란 검은 점으로 보입니다. 이 점은 세계시 5시 13분에 태양 가장자리에 닿았고, 11시 26분에 반대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모두 여섯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전 과정은 유럽과 아시아 대부분, 아프리카 거의 전역에서 보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오후 2시 13분 무렵 시작하는 모습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통과가 끝나기 전에 해가 졌기 때문에, 해 질 무렵까지 대부분의 과정만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앞의 금성 일면통과는 1882년 12월 6일이었습니다. 그래서 2004년에는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금성 일면통과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많은 학교와 과학관이 망원경으로 태양 빛을 종이에 비추는 투영 관측 행사를 열었고, 많은 사람이 태양 위를 지나는 검은 점을 처음 보았습니다.

금성 일면통과는 아주 드뭅니다. 금성과 지구의 궤도가 서로 조금 기울어져 있어서, 금성이 태양과 지구 사이를 지나도 대부분은 태양의 위나 아래로 비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면통과는 8년 간격으로 두 번 일어난 뒤 100년이 넘게 쉽니다. 2004년의 짝은 2012년이었습니다. 공전뷰에서 2004년 6월 8일로 옮기면 태양과 금성과 지구가 한 줄로 선 모습이 재현됩니다.

관측 가이드 — 어디서, 언제, 어떻게

공전뷰에서 2004년 6월 8일로 시각을 옮기고, 지구를 따라가며 태양을 함께 보도록 두면 금성이 두 천체 사이에 정확히 들어선 모습이 보입니다. 재생 속도를 낮추면 여섯 시간 동안 금성이 궤도를 따라 조금씩 움직이며 태양 앞을 지나가는 과정이 재현됩니다.

별자리뷰에서 금성을 고르면 지금 관측지에서 금성이 새벽 하늘에 있는지 초저녁 하늘에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차 있는지가 나옵니다. 일면통과 때 금성은 태양과 같은 자리에 있으므로, 2004년 6월 8일로 옮기면 태양 원반 위에 금성이 겹쳐 그려집니다.

다음 금성 일면통과는 2117년 12월 11일입니다. 그보다 먼저 2032년 11월 13일에 수성이 태양 앞을 지나갑니다. 수성은 금성보다 훨씬 작게 보여서, 태양 필터를 단 망원경이 있어야 볼 수 있습니다. 태양은 어떤 경우에도 필터 없이 맨눈이나 망원경으로 보면 안 됩니다.

이 대목을 화면에서 확인하려면 — 공전 궤도에서 그 순간 재생

왜 이 식이 특별한가

금성 일면통과는 태양까지의 거리를 재는 데 쓰였던 역사 깊은 현상입니다. 1761년과 1769년, 여러 나라 천문학자들이 세계 곳곳으로 떠나 금성이 태양에 들어서고 빠져나가는 시각을 쟀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보면 금성이 지나가는 길이 조금씩 달라 보입니다. 이 차이를 ‘시차’라고 하는데, 시차를 이용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쿡 선장이 1769년 타히티로 항해한 것도 이 관측을 위해서였습니다.

2004년에는 이 옛 방법을 많은 사람이 직접 되풀이했습니다. 유럽 남방천문대가 이끈 ‘VT-2004’ 사업에는 1,000개 가까운 학교 학급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2,763명이 참여했습니다. 각자 있는 곳에서 통과 시각을 재어 모았더니,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는 약 1억 4,961만 km로 계산되었습니다. 오늘날 쓰는 값과 겨우 0.007% 차이였습니다.

같은 원리는 오늘날 다른 별의 행성을 찾는 데도 쓰입니다.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는 동안 태양 빛은 약 0.1% 줄어듭니다. 먼 별 앞을 행성이 지나갈 때도 별빛이 아주 조금 어두워지는데,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이런 작은 어두워짐을 찾아 수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했습니다.

배경과 이전 사례

금성 일면통과를 처음 관측한 사람은 1639년 영국의 제러마이아 호록스입니다. 그 뒤 2004년까지 일면통과는 1761년, 1769년, 1874년, 1882년, 2004년으로, 1639년을 포함해 여섯 번뿐이었습니다. 1874년에는 여러 나라가 일본, 인도, 이집트 같은 곳으로 관측대를 보냈고, 사진으로 통과를 기록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졌습니다.

옛 관측자들을 괴롭힌 것은 ‘검은 물방울 효과’였습니다. 금성이 태양 가장자리에 닿는 순간, 금성과 가장자리가 물방울처럼 늘어져 붙어 보여서 정확한 시각을 재기 어려웠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현상이 태양 가장자리가 안쪽보다 어둡게 보이는 성질과, 망원경이 상을 완벽하게 맺지 못하는 한계가 합쳐져 생긴다고 봅니다. 대기가 없는 수성이 1999년과 2003년 태양 앞을 지날 때 우주에서도 이 효과가 보였다는 점이 그 근거가 되었습니다. 2004년에는 이 효과가 옛날보다 훨씬 약하게 보였다는 관측자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태양까지의 거리를 일면통과로 재지 않습니다. 1960년대에 금성에 전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시간을 재는 레이더 관측으로 거리가 km 단위까지 정확히 알려졌고, 2012년 국제천문연맹은 1천문단위(지구와 태양 사이 평균 거리)를 149,597,870.7km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2004년의 측정은 새 값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18세기 천문학자들이 처음 태양계의 크기를 잰 방법을 직접 해 보는 교육 실험이었습니다.

2004년의 짝인 2012년 6월 6일 통과는 21세기의 마지막 금성 일면통과였고,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보였습니다. 그다음 짝은 2117년 12월 11일과 2125년 12월 8일입니다. 한 쌍이 끝난 뒤에는 105.5년 또는 121.5년을 기다려야 해서, 1882년 다음이 2004년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얼마나 오래 걸렸나요?

세계시 5시 13분부터 11시 26분까지, 여섯 시간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었나요?

네. 오후 2시 13분 무렵 시작하는 모습부터 보였고, 끝나기 전에 해가 져서 대부분의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왜 122년 만이었나요?

일면통과는 8년 간격으로 한 쌍이 일어난 뒤 105.5년 또는 121.5년을 쉽니다. 그래서 1882년 다음이 2004년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잰 값은 얼마나 정확했나요?

VT-2004 사업의 결과는 약 1억 4,961만 km로, 오늘날 쓰는 값과 0.007% 차이였습니다.

다음 금성 일면통과는 언제인가요?

2117년 12월 11일입니다. 2004년의 짝은 2012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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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수치는 근사이며 관측 계획엔 공식 자료를 확인하세요. 시뮬레이션은 J2000 평균 궤도요소 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