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단위·광년·파섹은 얼마나 먼 거리인가요?
천문단위(AU)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로 약 1억 5천만 km이고, 태양계 안의 거리를 잴 때 씁니다. 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로 약 9조 4,600억 km, 파섹은 약 3.26광년으로, 둘 다 별과 은하까지의 거리에 씁니다. 빛이 달까지 약 1.3초, 태양까지 약 8분 19초, 가장 가까운 별까지 약 4.2년 걸린다는 사실을 기준으로 삼으면 세 단위의 크기를 가늠하기 쉽습니다.
킬로미터로는 숫자가 너무 커집니다
지구에서 달까지 평균 거리는 약 38만 4천 km입니다. 이 정도는 킬로미터로도 충분히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태양까지는 약 1억 5천만 km,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는 약 40조 km에 이릅니다. 안드로메다 은하까지 거리를 킬로미터로 쓰면 스무 자리 숫자가 됩니다.
숫자가 이렇게 커지면 크기 비교가 어려워지고 읽기도 불편합니다. 그래서 천문학에서는 대상에 맞는 단위를 고릅니다. 태양계 안에서는 지구–태양 거리를 1로 놓는 천문단위를, 별과 은하를 다룰 때는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인 광년이나 별의 시차에서 나온 파섹을 씁니다. 같은 길이를 cm, m, km로 바꿔 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천문단위 — 태양계를 재는 자
천문단위는 원래 지구 궤도의 평균 반지름에서 나온 단위입니다. 지구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어서 태양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울 때 약 0.983AU, 가장 멀 때 약 1.017AU로 조금씩 달라집니다. 2012년 국제천문연맹(IAU)은 이런 관측값 대신 1AU를 정확히 149,597,870,700m로 정해 고정했습니다.
천문단위를 쓰면 태양계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지구가 1AU이고, 2026년 8월 기준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약 171AU 떨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만든 물체 가운데 가장 멀리 간 탐사선이 지구–태양 거리의 170배 남짓을 간 셈입니다.
공전뷰의 하단 ‘격자’를 켜면 궤도면에 기준선이 그려지고, 한 칸이 몇 AU인지 표시됩니다. 행성들이 태양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이 눈금으로 직접 비교할 수 있습니다.
광년은 시간이 아니라 거리입니다
광년이라는 말에 ‘년’이 들어 있어 시간 단위로 착각하기 쉽지만, 광년은 거리 단위입니다. 빛이 진공에서 1율리우스년(365.25일) 동안 가는 거리로, 약 9조 4,607억 km이며 천문단위로는 약 63,241AU입니다.
빛의 속도는 초속 약 30만 km이므로, 빛이 걸리는 시간으로 거리를 표현하면 감이 잘 옵니다. 달까지는 약 1.3광초, 태양까지는 약 8분 19초, 곧 8.3광분입니다. 2026년 11월 무렵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1광일, 곧 빛이 하루 걸리는 거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약 4.25광년, 시리우스는 약 8.6광년, 안드로메다 은하는 약 250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이 숫자들은 그대로 ‘과거를 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금 보는 태양은 8분여 전의 모습이고, 안드로메다 은하의 빛은 약 250만 년 전에 출발한 것입니다. 성간 3D 지도에서 별을 누르면 카드에 거리와 함께 빛 도달 시간이 표시됩니다.
▶ 시뮬레이터에서 열기 파섹은 별의 시차에서 나온 단위입니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동안 가까운 별은 먼 배경별에 대해 아주 조금 위치가 바뀌어 보입니다. 이 겉보기 이동 각도의 절반을 연주 시차라고 합니다. 별이 가까울수록 시차가 크고, 멀수록 작아집니다. 한쪽 눈을 번갈아 감으며 가까운 손가락을 보면 위치가 흔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파섹은 ‘시차(parallax)가 1초(arcsecond)인 거리’를 줄인 말로, 1913년 영국 천문학자 허버트 홀 터너가 이름 붙였습니다. 1각초는 1도의 3,600분의 1인 아주 작은 각도이며, 1파섹은 약 206,265AU, 약 3.26광년, 약 30조 9천억 km입니다. 별의 시차를 각초로 재면, 그 역수가 곧 파섹 단위 거리가 되므로 계산이 간단합니다.
전문 천문학 논문에서는 광년보다 파섹을 더 자주 씁니다. 은하 안의 거리는 킬로파섹(1천 파섹), 은하 사이의 거리는 메가파섹(100만 파섹)으로 표기하는 일이 많습니다.
가장 가까운 별의 시차도 1각초가 안 됩니다
별의 시차는 상상보다 훨씬 작습니다.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시차는 약 0.768각초로, 약 5.3km 떨어진 곳에 놓인 지름 2cm짜리 물체의 겉보기 크기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1파섹보다 가까운 별은 하나도 없고, 프록시마까지의 거리는 약 1.30파섹입니다.
이렇게 작은 각도라서 별의 시차를 처음 재는 데 성공한 것은 1838년의 일입니다. 독일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베셀이 백조자리 61번 별의 시차를 측정해 약 0.31각초의 시차, 곧 약 10.4광년(약 3.2파섹)이라는 거리를 얻었고, 이로써 별이 얼마나 먼지가 처음으로 숫자로 확인되었습니다.
20세기 말부터는 우주망원경이 이 일을 맡았습니다. 1989년 발사된 히파르코스 위성은 밀리각초 정밀도의 시차 측정 수를 천 배로 늘렸고, 2013년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는 훨씬 많은 별의 시차를 더 정밀하게 재고 있습니다.
빛의 시간으로 그려 보는 우주의 축척
세 단위를 이어 붙이면 우주의 축척이 보입니다. 빛으로 1.3초 거리의 달, 8분 거리의 태양, 빛으로 하루 가까이 걸리는 거리의 보이저 1호까지가 우리 태양계 이야기입니다. 그다음 가장 가까운 별까지는 갑자기 4.2년으로 뛰어오릅니다. 태양계 끝자락의 탐사선과 이웃 별 사이에 그만큼 넓은 빈 공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보이저 1호는 태양에 대해 초속 약 16.9km로 움직입니다. 이 속도로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의 거리만큼 가려면 약 7만 5천 년이 걸립니다. 사람이 만든 가장 빠른 물체 중 하나도 이웃 별에 닿는 데 인류 문명의 역사보다 긴 시간이 필요한 셈입니다.
성간 3D 지도를 열면 태양 주변 별들이 실제 거리 그대로 놓여 있고, 배율 자로 지금 화면의 크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를 고르면 태양과의 사이가 얼마나 비어 있는지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해 보기
- 프록시마까지 거리 보기 →가장 가까운 별과 태양 사이의 실제 거리가 3D로 펼쳐집니다.
- 지구 궤도 따라가기 →1AU 궤도를 도는 지구를 따라가며 격자로 거리를 잴 수 있습니다.
- 보이저 1호 따라가기 →태양계를 벗어나는 보이저 1호의 궤적이 표시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 광년과 파섹 중 어느 쪽이 더 긴가요?
- 파섹이 더 깁니다. 1파섹은 약 3.26광년이므로, 같은 거리를 파섹으로 쓰면 숫자가 3분의 1 정도로 작아집니다.
- 시차 말고 다른 거리 측정 방법도 있나요?
- 시차는 비교적 가까운 별에만 쓸 수 있습니다. 더 먼 천체는 밝기가 알려진 별이나 초신성의 겉보기 밝기를 비교하는 방법, 은하의 적색편이 등을 단계적으로 이어 붙여 거리를 구합니다.
- 천문단위는 왜 2012년에 숫자로 고정했나요?
- 예전에는 태양의 중력 상수 같은 관측값에 묶여 있어 측정이 바뀌면 단위 값도 흔들렸습니다. 미터로 정확히 정해 두면 계산이 단순해지고 관측 정밀도와 상관없이 같은 값을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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