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위치는 어떻게 나타낼까? 고도·방위각과 적경·적위
하늘의 위치는 보통 두 가지 좌표로 나타냅니다. 고도와 방위각은 ‘지금 여기서 어느 방향, 얼마나 높이’를 알려 주는 관측자 기준 좌표이고, 적경과 적위는 별마다 거의 바뀌지 않는 하늘 자체의 주소입니다. 맨눈 관측에서는 팔을 뻗은 주먹 하나가 약 10°라는 어림만 알아도 고도를 꽤 정확히 가늠할 수 있습니다.
고도와 방위각: 내가 선 자리 기준의 좌표
고도는 천체가 지평선에서 얼마나 높이 떠 있는지를 각도로 나타낸 값입니다. 지평선이 0°, 머리 꼭대기인 천정이 90°입니다. 지평선 아래에 있는 천체는 고도가 음수가 되어 보이지 않습니다. 고도는 관측자가 선 지면을 기준으로 하므로, 같은 별도 지평선 가까이 낮게 있을 때와 머리 위에 있을 때 값이 크게 다릅니다. 지평선과 천정 사이의 90°를 반으로 나눈 고도 45°는 고개를 비스듬히 반쯤 든 높이입니다.
방위각은 지평선을 따라 어느 방향인지를 나타냅니다. 보통 정북을 0°로 두고 동쪽으로 돌며 재서 동쪽이 90°, 남쪽이 180°, 서쪽이 270°입니다. 분야에 따라 남쪽을 0°로 두는 방식도 있으므로 자료를 볼 때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방위각 135°, 고도 30°’라면 남동쪽을 바라보고 지평선에서 주먹 세 개쯤 올려 본 자리입니다.
▶ 시뮬레이터에서 열기 고도·방위각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계속 바뀐다
고도와 방위각은 관측자의 지평선을 기준으로 하므로 직관적이지만, 값이 금방 바뀐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지구가 한 시간에 15°씩 자전하기 때문에 별은 동쪽에서 떠 서쪽으로 지면서 고도와 방위각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같은 별의 좌표를 오늘 밤 9시와 11시에 재면 서로 다른 값이 나옵니다.
장소가 바뀌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순간에 서울과 부산, 혹은 서울과 시드니에서 같은 별을 보면 고도와 방위각이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고도·방위각은 ‘어디서, 언제’라는 조건이 붙어야만 의미가 있고, 별 목록이나 도감에 별의 위치를 적어 두는 데는 쓰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이 어디 있는지 안내할 때, 예를 들어 ‘오늘 밤 10시 남동쪽 고도 20°에 목성’처럼 쓰기에 알맞습니다.
적경과 적위: 하늘에 붙인 별의 주소
적도 좌표계는 지구의 적도와 자전축을 하늘로 그대로 넓힌 좌표입니다. 지구의 적도를 하늘에 투영한 선을 천구 적도라고 하고, 적위는 천구 적도에서 남북으로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나타냅니다. 하늘의 북극이 +90°, 남극이 −90°로, 지구의 위도와 같은 개념입니다. 지구 위의 도시가 위도·경도로 위치가 정해지듯, 하늘의 별도 적위·적경 두 숫자로 주소가 정해집니다.
적경은 천구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잰 각도로, 지구의 경도에 해당합니다. 기준점은 춘분 때 태양이 있는 자리인 춘분점이고, 각도 대신 시간 단위를 써서 한 바퀴를 24시로 나눕니다. 따라서 적경 1시는 15°입니다. 시간 단위를 쓰는 것은 하늘이 하루에 한 바퀴 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적경이 1시 큰 별은 대략 1시간 늦게 남쪽 하늘 가장 높은 곳을 지나간다는 뜻이 되어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두 좌표계가 함께 필요한 이유
적경·적위는 하늘과 함께 도는 좌표라서 지구가 자전해도 별의 값이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 목록, 성도, 천체 도감은 모두 적경·적위로 위치를 적습니다. 다만 아주 긴 시간으로 보면 지구 자전축이 약 2만 6천 년 주기로 팽이처럼 도는 세차운동 때문에 기준이 조금씩 옮겨 가므로, 좌표에는 J2000.0 같은 기준 시점을 함께 밝힙니다.
반면 실제로 하늘을 볼 때 필요한 것은 ‘어느 쪽을 보고, 얼마나 고개를 들어야 하는가’입니다. 그래서 관측 계획은 적경·적위로 적힌 별의 주소를, 관측 장소의 위도·경도와 시각을 이용해 고도·방위각으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별자리뷰에서 시리우스를 고르면 카드에 지금 고도와 방위가 적경·적위와 함께 표시되는데, 시각을 바꾸면 고도·방위만 달라지고 적경·적위는 그대로인 것이 보입니다.
두 좌표계를 잇는 다리: 북극의 고도는 위도와 같다
두 좌표계는 관측지의 위도로 연결됩니다. 하늘의 북극은 지평선에서 위도만큼의 고도에 있습니다. 서울(북위 약 37.5°)에서는 하늘의 북극이 정북 방향 고도 약 37.5°에 있고, 그 곁 1° 안쪽에 북극성이 있어 북극성의 고도가 곧 위도의 어림값이 됩니다. 남반구에는 이렇게 밝은 극 근처 별이 없어서, 시드니(남위 약 34°)에서는 남쪽 하늘 고도 약 34°의 빈 자리를 남십자자리 등으로 짚어 찾습니다.
같은 원리로 천구 적도는 정남 쪽에서 고도 ‘90° − 위도’, 서울에서는 약 52.5°를 지납니다. 적위가 이보다 낮은 별은 그만큼 낮게 남중합니다. 적위 약 −16.7°인 시리우스는 서울에서 가장 높이 떠도 고도가 36°쯤이어서, 겨울밤 남쪽 하늘 중간쯤에서 빛납니다. 이렇게 적위와 위도만 알면 그 별이 내 하늘에서 얼마나 높이 오를지 미리 계산할 수 있습니다.
주먹 하나 10°: 손으로 하늘의 각도 재기
맨눈 관측에서는 각도기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팔을 쭉 뻗었을 때 주먹 하나의 폭이 약 10°, 새끼손가락 폭이 약 1°입니다. 사람마다 손 크기는 달라도 팔 길이도 함께 다르기 때문에 대체로 비슷한 값이 나오며, 정확히 하고 싶다면 고도를 아는 별에 대 보고 자기 손의 값을 한 번 맞춰 두면 됩니다.
이 어림을 쓰면 ‘고도 30°’는 지평선에서 주먹 세 개, 천정은 주먹 아홉 개 높이입니다. 보름달과 태양은 지름이 약 0.5°로 새끼손가락 하나로 충분히 가려집니다. 지평선 근처의 달이 커 보여도 손가락으로 가려 보면 크기가 그대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극성이 서울에서 주먹 서너 개 높이에 있다는 것도 이렇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별 사이의 거리도 같은 방법으로 잴 수 있어서, 북극성은 북두칠성 국자 끝 두 별 간격의 약 다섯 배 거리에 있으므로, 그 간격을 손가락으로 재 두면 북극성을 찾을 때 길잡이가 됩니다.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해 보기
- 북극성의 고도 보기 →북극성을 고르면 카드에 고도가 나오는데, 관측 위치의 위도와 거의 같습니다.
- 시리우스 좌표 비교 →시각을 바꾸면 고도·방위는 변하고 적경·적위는 그대로입니다.
- 태양의 고도 →태양을 고르면 지금 고도와 방위, 남중 시각이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방위각과 나침반 방향은 같은가요?
- 나침반은 자북을 가리키므로 천문에서 쓰는 정북과 몇 도쯤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차이를 편각이라고 하며, 지역마다 값이 다릅니다.
- 행성도 적경·적위가 고정되어 있나요?
- 아닙니다. 행성, 달, 태양은 별자리 사이를 움직이므로 적경·적위가 날마다 바뀝니다. 고정된 값을 갖는 것은 아주 멀리 있는 별과 성운·은하입니다.
- 고도가 0°인데도 별이 보일 수 있나요?
- 지평선 근처에서는 대기가 빛을 굴절시켜 천체가 실제보다 조금 높이 보입니다. 다만 지평선 부근은 건물·산과 두꺼운 대기 때문에 실제 관측은 고도 10° 이상에서 수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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