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밝은 점, 행성일까 별일까?
행성은 별보다 덜 반짝이고, 해가 지나가는 길인 황도 근처에만 나타나며,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별들 사이를 옮겨 다닙니다. 특히 시리우스보다 밝은 점이 보인다면 금성이나 목성일 가능성이 큽니다.
별은 반짝이고 행성은 덜 반짝이는 이유
별이 반짝이는 것은 별 자체의 밝기가 변해서가 아니라 지구 대기 때문입니다. 별은 아주 멀리 있어 지구에서는 크기가 없는 점으로 보이는데, 그 가느다란 빛이 흔들리는 공기층을 지나면서 밝기와 위치가 순간순간 조금씩 바뀝니다. 이것이 반짝임입니다.
행성은 별보다 훨씬 가까워서 맨눈으로는 점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작은 원반입니다. 예를 들어 목성은 각지름이 30.5~50.1초, 금성은 9.7~66초로 바뀝니다. 원반의 여러 지점에서 오는 빛의 흔들림이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행성은 대체로 차분하고 고른 빛을 냅니다. NASA도 행성은 깜박이지 않는 고른 빛을 낸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기준은 높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평선 가까이에서는 빛이 훨씬 두꺼운 대기를 지나오기 때문에 행성도 반짝일 수 있고, 밝은 별은 색까지 바뀌며 깜박입니다. 반짝임으로 판단할 때는 대상이 어느 정도 높이 떠 있을 때 보는 것이 좋습니다.
행성은 황도를 따라 나타난다
황도는 1년 동안 태양이 별자리 사이를 지나가는 겉보기 길입니다. 태양계 행성들은 거의 같은 평면에서 태양을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 보면 행성과 달도 늘 이 황도 근처에 나타납니다. 황도를 중심으로 폭 약 20°의 띠를 황도대라고 부릅니다.
황도는 현재 물고기·양·황소·쌍둥이·게·사자·처녀·천칭·전갈·뱀주인·궁수·염소·물병, 이렇게 13개 별자리를 지납니다. 그래서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 근처처럼 황도에서 멀리 떨어진 하늘에 낯선 밝은 점이 있다면 행성일 가능성은 낮습니다.
황도는 하늘에서 해가 뜨고 지는 길과 거의 겹칩니다. 북반구 중위도에서는 대체로 남쪽 하늘에 동서로 걸친 큰 호를 그리므로, 해가 진 서쪽 하늘이나 새벽 동쪽 하늘, 한밤의 남쪽 하늘에서 그 호를 따라 밝은 점을 찾으면 행성을 만날 가능성이 큽니다.
▶ 시뮬레이터에서 열기 며칠 동안 지켜보면 행성은 자리를 옮긴다
별들은 서로의 배치가 사람의 일생 동안 거의 변하지 않지만, 행성은 별자리 사이를 천천히 이동합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행성을 ‘떠돌이’라는 뜻으로 불렀습니다. 같은 시각에 며칠에서 몇 주 간격으로 행성 주변의 별과 위치를 비교하면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속도는 행성마다 다릅니다. 화성은 약 687일에 태양을 한 바퀴 돌아 몇 주만 지나도 위치 변화가 눈에 띄고, 목성은 공전 주기가 약 11.86년이라 1년에 약 30°, 곧 황도의 별자리 하나 정도를 옮겨 갑니다. 토성은 약 29.4년에 한 바퀴를 돌아 훨씬 느립니다.
행성은 대개 별자리 사이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지만, 지구가 바깥 행성을 추월하는 시기에는 잠시 거꾸로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를 역행이라고 하며, 목성의 경우 약 121일 동안 이어집니다. 별자리뷰에서 시간을 며칠씩 감아 보면 행성만 별 사이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시리우스보다 밝다면 금성이나 목성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의 겉보기 등급은 -1.46입니다. 금성은 -4.92에서 -2.98, 목성은 -2.94에서 -1.66 사이에서 밝기가 바뀌므로, 두 행성은 가장 어두울 때도 시리우스보다 밝습니다. 달을 빼고 시리우스보다 밝은 점이 보이면 대부분 이 둘 가운데 하나입니다.
화성은 밝기 변화가 가장 큰 행성입니다. 지구에 가장 가까운 충 무렵에는 -2.94등급까지 밝아져 목성과 비슷해지지만, 멀리 있을 때는 +1.86등급까지 어두워져 평범한 별처럼 보입니다. 토성은 -0.55에서 +1.17등급 사이로, 1등급 별들과 비슷한 밝기입니다.
색도 단서가 됩니다. 화성은 표면의 산화철 때문에 붉은 주황빛을 띠고, 토성은 노르스름한 빛으로 보입니다. 금성과 목성은 희고 밝게 빛납니다. 다만 안타레스나 베텔게우스처럼 붉은 별도 있으므로 색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위치와 반짝임을 함께 봅니다.
태양 곁을 떠나지 않는 금성과 수성
금성과 수성은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궤도를 돌기 때문에 하늘에서 태양으로부터 멀리 벗어나지 못합니다. 태양과 가장 멀리 떨어질 때의 각도(최대 이각)는 금성이 45~47°, 수성이 18~28°입니다. 그래서 두 행성은 한밤중 높은 하늘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금성은 해 진 뒤 서쪽 하늘이나 해 뜨기 전 동쪽 하늘에서만 보이며, 이 때문에 저녁별·새벽별로 불려 왔습니다. 우리말로는 저녁의 금성을 개밥바라기, 새벽의 금성을 샛별이라고 부릅니다. 박명 속에서 유난히 밝고 흔들림 없는 점이 낮게 떠 있다면 금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성은 태양에 더 가깝게 붙어 있어 해가 진 직후나 뜨기 직전, 지평선 가까운 낮은 하늘에서 짧은 시간만 보입니다. 밝기는 -2.48등급까지 올라가지만 박명에 묻혀 찾기 어려우므로, 최대 이각 무렵 지평선이 트인 곳에서 찾는 것이 좋습니다.
목성·화성·토성을 알아보는 단서
바깥 행성인 화성·목성·토성은 지구를 사이에 두고 태양과 반대편에 오는 ‘충’ 무렵에 가장 밝고, 해가 질 때 떠서 밤새 보입니다. 충은 목성이 약 399일, 토성이 약 378일마다 돌아와 거의 해마다 있지만, 화성은 약 780일, 곧 2년 남짓에 한 번뿐입니다.
목성은 밤새 하늘에서 가장 밝은 점이 되는 일이 많고, 쌍안경을 대면 옆에 일렬로 늘어선 작은 점들, 곧 큰 위성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토성은 노르스름하고 차분한 빛이 특징이며, 고리를 또렷하게 보려면 30배 이상 확대하는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화성은 붉은빛과 큰 밝기 변화로 구별합니다. 충 무렵에는 목성에 견줄 만큼 밝은 붉은 점이 되고, 몇 달 뒤에는 눈에 띄게 어두워집니다. 별자리뷰에서 목성이나 토성을 고르면 오늘 밤 그 행성이 어느 방향, 어떤 별자리 사이에 있는지 표시되므로 실제 하늘과 대조하기 쉽습니다.
시뮬레이터에서 직접 해 보기
- 오늘 밤 목성 위치 →목성이 오늘 밤 어느 방향, 어떤 별자리 사이에 있는지 보입니다.
- 오늘 밤 토성 위치 →토성이 황도 위 어디에 있는지 표시됩니다.
- 밝기 비교 기준, 시리우스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의 위치가 보여 행성과 밝기를 견주기 좋습니다.
- 공전뷰에서 화성 따라가기 →화성과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도는 배치가 보여 충이 드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밤하늘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행성은 몇 개인가요?
-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 다섯 개는 맨눈으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천왕성은 아주 어두운 하늘에서 겨우 보일 정도이고, 해왕성은 맨눈으로 볼 수 없어 쌍안경이나 망원경이 필요합니다.
- 움직이는 밝은 점이 보이면 행성인가요?
- 몇 분 사이에 눈에 띄게 움직인다면 행성이 아니라 인공위성이나 비행기입니다. 행성의 움직임은 별자리 사이에서 며칠에 걸쳐서야 알 수 있을 만큼 느립니다. 비행기는 깜박이는 항공등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 행성끼리 아주 가까이 붙어 보이는 일도 있나요?
- 행성들이 모두 황도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서로 가까워 보이는 때가 있으며, 이를 합이라고 합니다. 2020년 12월 21일에는 목성과 토성이 약 6.1′(각분, 1°의 10분의 1 정도)까지 가까워져, 1623년 이후 가장 가까운 대근접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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